무슨 마음인지 알 수 없는 마음
정말 잘 모르겠다. 시간을 사이에 두고 나란한 이야기들을 어떤 관계로 받아들여야 할지. 엉망진창으로나마 당시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갔던 것 혹은 과거의 기억을 진심으로 마주하는 것이 뭐라도 나아지게 할 거라는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그런 위안이란 무력한 게 아닐지. 어쩌다 고발자가 된, 과거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어떻게 보아도 불타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건 아닌 듯한 한 사람이, “무슨 마음인지 알 수 없”(227쪽)다며 돌길을 걷는 마음에 대해서나 조금 알 것 같다고 생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