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은데, 이사를 참 많이 다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사라는 사건에 대해(정확히는 이사-사례들에 대한 것이겠죠) 양면적인 감정을 갖는 전형이 나름 확립되어 있습니다. 이사는 고달픕니다. 정든 가구의 배치를 뒤로 한 채, 때로는 어울리지 않을 가구를 버려야 합니다. 옮기는 과정에서 책이나 식기가 손상되기도 하죠. 새로운 집에 가구를 배치하는 것, 또 이를 위해 고민하는 것 전부가 고된 일입니다. 동시에 이사는 즐겁습니다. 재정난으로 살림을 줄이는 것이 아닌 한 이사는 새로운 곳에서의 새출발이라는 신선함을 주기 때문입니다. 더 큰 집,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집에 간다면 그 신선함은 훨씬 긍정적으로 다가오겠지요!

지평L’Horizon이 새로운 곳,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한 해를 맞습니다, 워드프레스 닷컴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독립하여 조금 더 자율적인 구성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기숙사에서 벗어나 그럴 듯한 무옵션 빌라에서 자취를 시작한 셈입니다. 더 좋은 환경에 있으니, 보기 좋게 꾸며 이번 한해도 잘 보내겠다는 의지가 생깁니다. 물론 우리가 보이는 것으로 돌아가는 공동체는 아닙니다만,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떡이 더 좋은 법이니까요. 마침 이사를 시작한 2019년 2월 3일 오늘은 손 없는 날이라고 합니다, 하늘도 우리의 이사를 도와주나봅니다 🙂

이사를 가면서 가구를 버리기도 하고 새로 사기도 하듯 지평에서도 크고작은 레이아웃의 변화가 생길 예정에 있습니다. 기존의 지면을 유의깊게 보신 독자라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가족들도 여럿 더 들여볼 생각입니다. 이미 합류한 신규 필진도, 합류를 논의 중에 있는 필진 후보들도 있습니다. 필진이 늘면서 필진 간 체계도 재구성할 계획을 꾸렸습니다. 재구성됨에 따라, 동인의 성격이 강하던 지평은 준-웹진의 형태를 띌 수도 있겠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스포일러이니 이만 말을 줄이도록 하지요. 3월 말, 지평이 첫돌을 맞이할 무렵, 바뀐 사항들을 들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이어질 2018 동계 하반기 응답문에도 관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즐거운 설 보내세요!

2019. 2. 3. 귀성길에서

여정.

지평
lhorizonsociet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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